경주 농업, 어업, 임업, 축산업 등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출범한 경주시농어업회의소. 초대회장인 이이환 회장은 농어업회의소의 출범과 초석을 다졌다면 제2대 회장을 맡은 김형철 회장은 향후 올바르고 효율적인 농어업 정책 제안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김형철 회장은 2023년 취임해 2년간 경주시농어업회의소를 이끌며 수많은 정책을 제안 및 실현시켰고 특히 농어업회의소 지원조례가 제정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2024년 12월 31일 자로 경주시농어업회의소 회장직을 내려놓고 새해에는 이전부터 해왔던 농권운동에 중점을 두고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해 힘을 쓰겠다는 제2대 경주시농어업회의소 김형철 회장을 만나 지난 2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경주시농어업회의소 제2대 회장 임기 동안의 소회는?
무엇보다 모든 농민단체 및 농민들, 경주시와 경주시의회, 함께 힘써준 사무국 직원들 덕분에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다만 임기 초 계획했던 것들을 전부 이루지 못한 것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임기동안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경주시농어업회의소의 정확한 역할을 농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출범 후 코로나로 인한 대면 소통의 제한이 영향이 컸던 부분도 있다. 2023년 임기를 시작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이 직접 읍·면·동을 찾아가 농어업회의소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알리고 참여를 독려했던 것이다.
30회 넘게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더 많이 찾아 뵙고 설명드렸어야 했나’라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차기 회장단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채워 줄거라 믿는다.
2년간 성과는 무엇인지?
가장 큰 성과는 경주시농어업회의소 지원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최영기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경주시농어업회의소 지원 조례’인데 다양한 사업에 대해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로써 농어업회의소가 보다 활발한 농어업 정책 제안을 할 수 있기에 한 명의 농민으로서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2024년 10월 간담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에게 농어업회의소 지원 근거를 마련해 달란 청원을 했는데 한 달이란 짧은 시간에 발의를 해준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만 처음 만들어진 조례여서 회의소 운영 등 직접 지원에 대한 세칙들이 부족한 것 같은데 이는 차차 새로운 회장단에서 시의원들과 협의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축산 농가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축산 농가는 사료비가 가장 큰 부담인데 2023년에 경주시와 협의해 30~50만원의 사료비를 직접 지원하게 됐다.
특히 2024년에는 농가마다 사료 자금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해 큰 근심거리였다.
다행히 이자의 1.0% 정도 감경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축산 농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
효율적인 정책 마련을 위해 구성한 정책자문위원회 역할도 향후 기대가 크다.
전직 농업직 공무원과 성공한 농업인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는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으로 탄생시키는 기구다.
더욱이 농업 정책을 담당했던 전문성을 가진 전직 공무원들의 참여로 단순 민원이나 요구에 그쳤던 목소리들이 예산지원이 가능한 정책들로 수립되기에 그 효과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정책자문위는 지난해 구성됐다. 그렇기에 올해부터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어업과 임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됐다.
기존 임어업분과를 산림경영분과, 해양수산분과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임업과 어업은 전혀 다른 성격으로 농가 참여는 물론 정책 제안에도 많은 제약이 발생했다. 이번에 각각 분과를 만들어 산림경영분과는 산림조합장을 위원장으로, 해양수산분과는 경주시수협 조합장이 위원장이 돼 어업과 임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참여도 향상과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되게 구성했다.
특히 수산업과 관련된 정책들은 상위법령과 관계된 부분이 많아 해양수산분과에서 경주시와 경상북도 등과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고령화로 인해 대규모 육묘장이 필요한 농촌 현실에 외동농협에 대규모 육묘장인 공공용 다목적 육묘장을 건립하게 된 것도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육묘장은 벼를 포함한 고추 등 다양한 작물의 우수한 육묘를 생산하게 돼 농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농가 수익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왕겨 팽연화 사업을 통해 왕겨를 톱밥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발효시켜 토양계량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수확한 벼의 이동을 용이하게 한 철제 수매틀 보급이 있다. 추수기에는 기존 톤백으로 불리는 대형 마대에 수확한 벼를 담아 저장시설로 옮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안전 문제와 과도한 인력 투입 문제, 대기 시간 문제 등 여러 단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철제로 만든 수매틀을 제작해 단점들을 보완했으며, 더욱 많은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향후 꼭 추진해야 할 정책이 있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은퇴 영농인 연금 지원 정책이다. 농어업인들은 평생 일을 하고 늦은 나이에 영농에서 은퇴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근로자들과는 달리 퇴직금과 퇴직연금 등을 받지 못한다. 또한 별도 연금을 가입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기에 국민연금 등으로 노후를 보내게 되는데 이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농업은 국가 산업이자 기초 산업으로 평생을 바쳤지만 노후는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됐다. 이 정책은 많은 예산이 수반되기는 하지만 경주시에서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동남부권 국립 기후 대응 연구소 설립이다.
몇 해 전부터 기후 변화로 인한 농작물 등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 문제는 향후 이런 이상 기후가 지속될 것인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농작물의 계량과 재배 방법을 연구하는 시설을 경주에 설립한다면 농업 발전은 물론 지역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대응 연구소에서는 단순히 아열대 작물의 재배 방법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와 배 같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할 수 있는 작물들을 기후 변화에 적응시키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평생 농사를 짓고 농권운동을 해왔다. 농어업회의소 회장에서 물러나도 경주의 농업 발전, 농민들 권익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특히 농업 발전에 가장 앞장서야 할 농협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작은 사무실을 차려서 지역 농협의 가야할 방향과 조합원, 나아가 지역 농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을 마련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