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매개로 변화와 삶의 여정을, 알을 매개로 생명과 기억을 풀어내는 두 작가의 작품이 솔거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2024 경주미술인 공모선정 전시 중 두 번째로 김은정 작가는 ‘시간의 바다-DOLce’를 주제로,
이신희 작가는 ‘0’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깊은 의미를 재조명한다. 전시는 2월 23일까지.
김은정 작가, ‘시간의 바다-DOLce’로 삶의 여정을 그리다
김은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시간의 바다-DOLce’라는 주제로 돌그림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작가는 바닷가의 수많은 돌들이 따뜻하고 때로는 거칠고 힘든 시간을 겪으며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의 여정을 비유하고 있다. 돌그림 작업 과정 또한 그러한 변화의 연속성과 닮아 있다고 설명한다.
김은정 작가는 전통적인 장지에 수묵과 모필을 활용해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인생이라는 넓디 넓은 시간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단색의 편안한 느낌과 돌의 생명력, 얽힌 추억을 통해 관객이 자신의 삶의 중심을 다시 점검하고, 그 순간들이 서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정 작가는 대구교육대 교육대학원 조형창작교육과를 졸업한 후, 대구, 포항, 경주에서 개인전 6회를 개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경북창작미술협회 정기전 및 테마전, 영·호남 구상작가교류전 등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청송야송미술대전 우수상, 포항·포스코 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서라벌예술상 전국공모전 대상 등 21회의 다양한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작가는 (사)한국미술협회와 경북창작 미술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신희 작가, ‘0’으로 기억과 감정을 조형하다
이신희 작가는 최근 작품에서 공통인 명제 ‘0’을 중심으로 작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작가의 독창적인 알 형상과 구의 형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이로 인해 전시 제목인 ‘0’은 타원의 형상을 지닌 알의 상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 특히 어릴 적 유난히 좋아했던 계란에서 시작된다. 어머니는 그의 건강을 위해 하루에 두 알로 제한했고, 어머니의 기억이 담긴 계란을 볼 때마다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 이후, 계란은 작가에게 위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작가는 계란 형상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매번 달라지는 감정에 집중하며, 형상을 통해 기억을 재구성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과거의 무의식 속에 존재했던 기억과 감정들을 다양한 조형언어로 확장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작가는 “단단한 껍질 안에 숨겨진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껍질 속의 생명은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변화와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알의 외형에만 그치지 않고, 내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포착해 알의 의미와 연결 지으려 한다. 그래서 제 작품은 고정돼 있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의 과정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신희 작가는 단국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조소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개인전 5회와 단체전 81회를 개최했으며, 신라미술대전 조소부문 대상, 뷰티플환경미술대전 조소부문 대상, 한양예술대전 석공예부문 장려상, 한마음미술대전 조각부문 우수상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