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경주 확정역사(형산강 노선)를 원안대로 추진하라”
약 20년 전인 1995년 12월의 겨울 한파를 녹인 범시민단체의 대정부 건의 내용이다. 고속철도 경주 통과 노선을 두고 50여개 시민단체는 대구·경북·울산지역 등 11개 상공회의소와 연대한 건의서를 통해 서악동에 경주역사를 설치하는 당초의 계획대로 시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1년 뒤 건천읍 화천리 노선으로 최종 변경되자 경주시는 1997년 2월에 경주역 광장에서 범시민 환영대회를 개최하여 경주 통과에 만족해했다. 2010년 10월 28일 신경주역이 준공되고 11월 1일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더불어 영업을 시작하여 KTX가 운행되었으며, 2016년 12월 9일에는 서울 수서로 가는 SRT가 운행되었다. 또 2021년 12월 28일에는 동해선이 개통되고 2023년 12월 18일 ITX-마음이 운행을 시작했다. 올해 12월 20일에는 서울 청량리로 가는 KTX-이음이 운행하였으니 화천에 위치한 경주역의 역사이다.
경주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11월 1일 사정동(서라벌문화회관 일원)에서 협궤선의 보통역으로 출발하였다. 1936년 성동동 역사로 이전하고 2021년 12월 28일 103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열차 운행을 멈췄다. 경주역이 폐역된 후 그 이름은 2023년 2월 6일 국토교통부 고시에 의해 신경주역이 경주역으로 변경됨에 따라 승계되었고 2023년 12월 28일 역의 안내표지, 승차권 예·발매 시스템, 열차 안내방송 등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고 경주역(신경주역)으로 나란히 표기하다가 올해 1월 말부터 경주역으로 완전히 바꾸었다. 경주역의 일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KTX 5900명, SRT 2823명, ITX-마음 62명, 무궁화호 1275명 등 1만여 명에 이른다. KTX 기준으로 보면 2015년 포항역 KTX 개통에 영향을 받아 그때부터 이용객 수도 줄어들고 하루 정차 편수도 줄어들었다. 현재 경주역의 하루 열차 운행 편수는 KTX가 24편, SRT가 17편이다.
경주 도심과 가까운 기차역이 현곡에 하나 더 있으니 서경주역이다. 서경주역은 1992년 11월 1일 금장신호장으로 출발하여 1995년 8월 10일 금장역으로 승격(보통역)되었고, 2009년 1월 10일 서경주역으로 역이름을 변경하였다. 대구-포항 간 고속철도가 현곡면을 통과하자 하구리에 역을 설치하고, 동해남부선 폐선과 더불어 동해선이 개통되자 2021년 12월 28일 서경주역을 이전하였다. 동해선 이설 이후 포항-태화강역(1일 1회), 부전역(1일 1회), 동대구역(1일 5회) 간 무궁화호만 운행되었으나 올해 5월부터 동대구-포항 간 ITX-마음이 왕복 1회가량 증편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일평균 이용객 수는 178명에 그쳤다.
서경주역에는 2015년 4월부터 포항으로 가는 KTX가 통과하고 2023년 9월부터는 수서로 가는 SRT가 추가되었다. 현재 하루에 포항-서울 간 KTX는 16회, 수서 간 SRT는 2회 편성되어 서경주역을 통과하고 있다. 포항에서 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가 올해 말일 완공되면 강릉-부전(부산)을 잇는 구간의 열차가 늘어나 서경주역의 이용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 서경주역에 KTX를 정차시키기 위해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2018년부터 경주시장 공약사항으로 추진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을 방문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요청하는 등 노력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KTX 열차가 정차하려면 플랫폼 길이가 400m~500m 확보되야 하고 그러려면 구조변경이 필요하나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현 경주역과 포항역의 거리가 30km에 불과하다는 것도 이유로 삼았다.
포항 동해면에 있는 포항공항은 2022년 7월 14일부터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바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상생발전과 이용객의 선택 편의를 위한 대책이었다. 이보다 앞서 울산에서도 울산공항을 울산경주공항으로 변경하자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오늘날은 인접 지역과의 상행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민들도 서경주역에 KTX가 정차할 경우 운행 편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경주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한다면 경주로 들어오는 또 다른 관문이 생겨 경주 방문에 큰 도움이 된다. “서경주역에 철마를 세워주세요”
2025 APEC 경주를 앞두고 신라 1000년의 왕도이자 한국의 관광 1번지, 경주의 신주거지에 경주의 관문을 하나 더 만든다는 염원으로 고속 열차를 세우는 운동을 다시 열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