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PEC(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경주가 선정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APEC 개최의 준비과정과 개최 전후를 통해서 경주, 경북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을 다시 바르게 널리 알리고, 경주는 세계에 지속 가능한 소통·향유 콘텐츠를 머리와 마음에 심어주고, 대한민국은 현재 부정적인 시각을 일거에 해소하면서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다시 세계에 긍정과 믿음을 주는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로 승화되길 간절히 염원한다. 지난 11월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수도 리마에서 신라 천 년의 도읍지 경주의 이름이 불려졌다고 한다.   바로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표현으로…! APEC는 1989년 11월 호주 캔버라에서 12개국의 각료회의로 출범했으며 1993년부터는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체로, 한국·미국·중국·일본·호주·싱가포르·멕시코·페루 등 2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APEC 정상회의다. 경주 APEC은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APEC 개최까지 1년이라는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무엇을 준비하고 보여주고 함께 할 것이며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할까?   준비단에서 기획, 준비, 실행을 치밀하게 하겠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 물질, 과학 등 뿐만 아니라 경주의 핵심가치, 대한민국인의 핵심가치,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구체화하여 이를 공유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특히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경제, 산업, 과학, 기술의 물질적 공유와 함께 신라의 정신과 문화, 대한민국의 가치를 제대로 진정성 있게 공유함으로써 경제 협력체이지만 철학·가치의 공유체로도 활용되어 대한민국의 품격과 세계를 리딩하는 정신문화까지 보여주어 세계의 뇌리 속에 자리잡길 고대한다. 경주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표현하여 세계인이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상상하게 하여 ‘경주는 세계로, 세계는 경주로’ 연결토록 하는 모티브와 에너지를 주는 역할은 했다고 본다.   다만, 조상들이 남겨준 것, 황리단길과 같은 것이 경주의 전부는 아니기에 정신과 가치도 정립해서 대한민국의 가치, 세계의 가치로 함께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신라의 핵심정신, 경주의 가치는 무엇일까? 한반도 동쪽의 작은 나라, 지리적/문화적/국토면적/인구 등 여러 면에서 열세인 신라가 어떻게 통일하고 천년을 유지해 오늘날 경주가 APEC 개최도시로 선정되게 했을까? 신라는 통일과 함께 청해진을 만들어 해상으로 진출하고 외국과 폭넓게 교류하고 외국인이 정주하고 이주민을 수용하는 등 경제는 물론 오늘날 필요한 개방성, 진취성, 도전성, 포용성을 보여주었다. 이점이 APEC이 지향하는 것과 통한다고 본다. 그리고 학자, 외교관, 군인 등 인재 양성과 교류도 APEC이 실행하는 과제라고 본다.   신라는 황룡사탑 등 대형 프로젝트 에 다른 나라 사람까지 초빙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국가 간 교류 및 협력이 왜 필요한지, 성을 쌓고 문을 닫는 대신에 다리를 놓고 통로를 열어 함께 잘 되는 길을 가야 함을 보여주었다. 신라의 화백제도 또한 다양한 평가가 있겠지만 독단과 독선을 예방하는 제도였지 않을까. 그리고 경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살아있는 모델과 정신이 있는 도시이다. 바로 경주 최부자이다. 신라시대에도 리더로서 노블리즈 오블리제를 실천한 분들이 참으로 많았고 조선중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화룡점정을 찍은 곳이 바로 경주 최부자이다. 이처럼 경주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는 외형적 면과 도도히 흘러오고 실천되고 살아 움직이고 오늘날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가 함께 지향하고 실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정신적인 면도 자랑스럽게 공유되어 온 곳이다.   정신문화가 바르게 서고 그것을 실천해온 저력을 대한민국인, 세계인이 함께 내재화하여 나눌 수 있는 기회로 2025 경주 APEC이 되고, 경주 APEC을 계기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APEC이 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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