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전국의 어반 스케처들이 2024 경주 어반 스케치 페스타에 모였다.
어반 스케치란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 그리는 그림으로 일상, 여행지 등 어느 장소에서나 현장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즉석에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회화 활동이다. 어반스케쳐스(Urban Sketchers)는 2007년에 시작된 국제 미술 운동으로, 여행지나 도시를 현장에서 그려 SNS로 공유하며 해당 도시와 문화를 알린다.
현재 전 세계 70개국 477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서울, 인천, 울산, 경주, 부산 등 18개 도시가 공식 챕터로 활동 중이다.
이번에 열리는 어반스케치 페스타는 어반스케쳐스와 시민들이 함께 도시를 스케치하고 이를 전 세계에 공유하는 연례 축제로 올 해가 여섯번째다.
그들은 왜 전국에서 아니 외국에서까지 이곳 경주로 자발적으로 모여든 것일까?
취향저격이다. 즉 같은 취미와 목적으로 가지고 그들의 공유하는 가치를 옳다고 믿고 애호하며 향유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의 미션과 비전이 널리 확산되기를 애쓰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취향저격 앞에 평등하다. 국가와 인종, 학연과 지연, 나이와 성별이 상관없다. 그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그것이 가지는 현장과 로컬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그것을 매개로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건다. 이러한 소통은 지역의 경계를 너머 전달되어 각기 다름속에서 차이를 극복하고 포용하여 우리(Weness)를 만들어 나아간다.
경주는 천년 전 이미 세계화하였다. 경주 토우의 모습을 보라. 인도인과 서역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미 그때 국제적으로 교류하고 새로운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당나라에 신라소와 신라방 등을 건립함으로 외국에 한류를 전파하였던 진정한 글로컬한 도시였다. 그 뿌리와 DNA가 어디가겠는가?
이번 행사에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따뜻한 손님맞이와 빈틈없는 준비가 더할 나위없이 돋보였던 행사였다. 그 뒤에 숨은 공은 자원봉사자에 있다. 정부예산 지원없이 치루는 민간의 전국단위 행사의 성공여부는 자원봉사자의 전문성과 책임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개막식에서 워크숍과 폐막식에 이르는 매 순간마다 그들의 친절한 도움과 안내를 실감하였으며 그들의 노고와 역량이 대회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자부한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 단계 더 큰 행사인 세계어반스케처스 심포지엄(International Urban Sketchers Symposium)을 멀지 않은 미래에 또 다시 이곳 경주에 유치하여 또 한번 우리나라의 위상과 문화를 보여주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경주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보고 느끼고 체험했다. 우리는 이미 글로벌하며 자원봉사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으며 그림을 매개로 전세계와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