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안강읍 육통리 543-3번지에 위치한 안강북부초등학교(교장 이윤출). 1945년에 개교해 68년동안 안강읍 육통리 학생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을 그려온 안강북부초가 3월1일 폐교를 앞두고 있다. 전교생 12명(2년(1), 3년(3), 4년(1), 6년(7))이 그리는 꿈의 노트 마지막장을 본지에 담아보았다. -68년의 역사를 마무리 짓다 ‘바르게 새롭게 튼튼튼하게’라는 교훈으로 1945년 4월1일 개교한 안강북부초는 그동안 훌륭한 인재양성과 지역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며 2013년 2월15일(예정) 제63회 졸업생을 포함 41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교표의 청색은 희망을, 별은 진리를, 노랑색은 화합을 나타낸다. 안강북부 학생들이 큰 희망을 품고 진리를 탐구하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교목은 향나무로 상록수인 향나무는 선구, 순결, 협동, 영원불면과 완전 무결합을 상징한다. 교화는 목련이다. 학생들의 늘 푸른 기상과 인내, 씩씩하고 깨끗한 마음을 상징한다. 급격한 학생수 감소로 몇 년 전부터 ‘폐교’에 대한 의견이 거론돼 오기 시작했다. ‘폐교’를 아쉬워하는 많은 동문들과 주민들은 지역의 문화 중심지인 학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썼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급격하게 줄어드는 학생수를 인력으로 막을 수는 없었고 2012년부터 ‘폐교’ 준비가 본격화돼 학부모설문조사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과정을 통해 2013년 3월1일자로 인근의 안강초등학교와 통폐합이 결정됐다. -“우리는 부끄럽지 않아요” 이다나(6년) 우리학교는 전교생이 12명이다. 내가 아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묻는다. “너 어느 학교에 다니니?” 난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안강북부초등학교에 다니는 데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하나다. “그 학교 저번에 없어지지 않았니?” “그 학교 전교생 몇 명인데?” 하나같이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학교에 대한 비판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끄럽지 않다. 내가 자라서 배우고 숨 쉰 곳이다. 작은 학교지만 우리는 튼튼하게 잘 배웠다. 모두가 우리학교를 손가락질해도 우리는 전혀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잘 자랄 수 있도록 가르쳐 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감사드린다. 난 우리 학교를 자랑하고 싶다. 우리학교 화이팅! -인터뷰/이윤출 학교장 최근 산업화와 도심 집중화로 농촌의 이농현상이 심화돼 농어촌 지역에는 고령층만 남아가고 있는 현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농촌의 고령화로 학교의 취학아동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교육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학생 수의 급감은 당연한 복식수업 운영을 초래했고, 그로인해 학생들은 정당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적은인원으로 인해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일정 수 이상의 학생이 필요한 구기종목, 합창, 학예회 등의 수업 및 행사 진행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소규모학교는 교사 입장에서도 힘든 점이 많다. 복식수업으로 인해 2개 학년을 수업해야 하는 부담감과 교원 수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분장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은 크지만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재학생들의 수업권 보호 및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은 필요하다고 본다. -인터뷰/한혜숙 학교운영위원장 이곳은 시골학교로 재학생의 대부분이 아버지의 모교에 다니고 있다. 우리 아이(이채연·6년) 역시 아버지의 모교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통폐합을 막으려고 3학년 때 부산에서 전학을 왔다. 전학 와서 초기에서는 도시와 다른 환경 때문에 적응을 잘하지 못해 아이가 울기도 많이 울었다. 부모로서 아이의 앞길을 잘 못 잡아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후회도 많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얼굴에서 도시에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밝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시골학교로 전학 온 것에 만족했다. 곧 6학년 7명이 졸업을 하면 5명의 학생이 남는다. 재학생이든, 졸업생이든, 학부모든, 교사든, 지역주민이든 우리는 지금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지만 통폐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터뷰/최수환(13회) 총동창회장 얼마 전 고인이 된 황수관(8회) 박사가 안강북부초 졸업생이다. 이 외에도 현재 법조계, 정치계, 경제계에 훌륭한 동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동문으로서 모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고향을 잃은 것과 다름없는 슬픔이다. 세월이 흘러 변하고 있는데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좀 더 많은 지원을 해 주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클 뿐이다. ‘안강북부’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영원히 뿌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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